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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RITING/그냥 이런저런 ]무딘칼날의살인은참혹하기보다경이롭다2024-10-31 13:17:45수십 번 찔린 자상을 하나하나 벌려 봅니다상처의 끝에는 뾰족한 칼날이 보이지 않습니다고의로 끊어버린 칼이 살인을 했습니다
- [ WRITING/그냥 이런저런 ]추억의 상자2024-10-30 06:31:07단색의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아요. 밋밋한 것은 싫어 점점 고개를 내려요. 처음에는 눈웃음치는 달을 보아요. 왜인지 맞장구를 쳐줘요. 금세 자각을 하고 다시 고개를 천천히 떨구어 봐요. 불그스름한 구름을 보아요. 아무 생각 없이 시각의 처리를 한 날이에요. 그 어떤 꾸밈도 없이. 눈을 감기 싫은 그런 날이에요. 오랜만에 만날 친구의 설렘 때문인가 봐요. 다시 집을 나서요. 정처 없이 떠돌기 시작해요. 눈꺼풀은 한껏 가벼워져요. 근데 혼자는 싫지만 혼자인 그런 날이에요.
- [ WRITING/그냥 이런저런 ]반복의 역사2024-10-25 07:39:47거의 다 찾은 것 같아요. 잃어버린 '나'의 모습이 다시 보이고 있어요. 소멸의 시간이 멈추고 재생의 시간이 도래했어요. 시체인 줄 알았던 그것이 사실은 살아있었어요. 삶에 여유가 없었어요. 첫번째 실패인 입시를 가지고 들어온 대학에서는 끊임없는 평가만이 기다렸어요. 실패의 결과에서 최고가 되지 않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어요. 웃으면서 악랄하게, 그리고 비겁하게 최고를 향해 달렸어요. 지나가는 풍경을 볼 수도, 떨어지는 낙엽을 줍지도 못했죠. 익숙함은 날카로이 달려들어 육신을 촌열했어요.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포기를 했어요. 처음에는 싱숭생숭했어요. 어째서인지 불안감도 있었죠. 다시금 생각해보니 분열감이었을 수도 있겠어요. 기대가 사라졌어요. 또 오랜만에 이야기를 했어요. 계산이 하나도 없는 대화 말이에요..
- [ WRITING/그냥 이런저런 ]사필귀정 (1)2024-10-22 04:14:00포기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목에 맺힌다. 순식간에 뇌로 올라간 고통은 찰나가 아닌 영원으로써 잔존한다. 이젠 열심히 살아온 날들을 부정하기 시작했다. "열심히"를 부정하니 한껏 편해지는 기분이 든다. 결과에 맞추어지는 과정이 잔인하다. 사실 인정하기 싫다. 나의 노력이 숫자로 귀결됨이, 그것을 이겨내기가, 다시 시작하기가 두렵다. 너무 무거워진 게 그 탓일까. 다시 일어나는 방법을 알면서도 함부로 일어설 수 없다. 그렇게 누워있길 며칠째... 시간이란 에스컬레이터가 나를 동굴로 인도했다. 세상에 빛은 점점 소멸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어둠이 공간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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