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 반복의 역사2024년 10월 25일 07시 39분 4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RACENI
거의 다 찾은 것 같아요. 잃어버린 '나'의 모습이 다시 보이고 있어요. 소멸의 시간이 멈추고 재생의 시간이 도래했어요. 시체인 줄 알았던 그것이 사실은 살아있었어요. 삶에 여유가 없었어요. 첫번째 실패인 입시를 가지고 들어온 대학에서는 끊임없는 평가만이 기다렸어요. 실패의 결과에서 최고가 되지 않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어요. 웃으면서 악랄하게, 그리고 비겁하게 최고를 향해 달렸어요. 지나가는 풍경을 볼 수도, 떨어지는 낙엽을 줍지도 못했죠. 익숙함은 날카로이 달려들어 육신을 촌열했어요.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포기를 했어요. 처음에는 싱숭생숭했어요. 어째서인지 불안감도 있었죠. 다시금 생각해보니 분열감이었을 수도 있겠어요. 기대가 사라졌어요. 또 오랜만에 이야기를 했어요. 계산이 하나도 없는 대화 말이에요. 내게 필요했던 것은 포기와 진심이었어요. 급할 필요는 없어요. 그저 아무생각 없이 낙관적인 태도만 경계하면 될 뿐이죠. 오늘은 포기의 마지막 날이에요. 눈 앞에 껴있는 안개는 미래를 예견하는 듯 보여요. 당장에 멀리는 볼 수 없지만, 언젠가는 보게 되겠죠. 그것이 무엇이든 행복하리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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