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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RITING/씀 ][씀:시]온통2018-10-16 00:59:07내 마을 특유의 냄새와 함께 자욱한 스모그가 내려앉았다 끝도 보이지 아니하고 방향도 보이지 아니한 스모그가 내려앉은 그 길을 홀로 걸어간다 그저 앞만 보고 온 길이 잘못된 길인지 모르고 걸어온 그 길 위에서 이제는 뒤를 돌아보라고 손짓을 한다 너무 멀리 와버렸지만 아직 그 이는 걷고 있고 이제 나는 뛸 차례이다 내 머릿속은 봄날의 기억으로 모든 것이 채워졌다
- [ WRITING/씀 ][씀:시]방2018-10-10 23:04:11두려울 때마다 피하던 피난처 같았던 나의 방이 있었다 무수히 많은 별들이랑 마주하고 햇빛보다 따스한 달빛이 넘나드는 나의 방이 있었다 어둠이 달빛을 머금고 피난처까지 습격당한 그 날에 나의 방은 무언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머지않은 곳에서 메아리처럼 울려대는 그 소리 내면의 소리인가 귀 기울여도 나로서는 알 리가 없었던 그 소리 두려울 때마다 피하던 안식처 같았던 나의 방이 사라졌다
- [ WRITING/씀 ][씀:시]볼펜2018-10-02 01:36:24가녀린 볼펜 한 자루에 나의 온 힘을 쏟아붓는다 나의 끄적임을 따라 볼펜의 눈물은 산책을 한다 볼펜이 제 명을 다할 때까지 그의 눈물은 멈추지 않고 흘렀다 나의 끄적임이 고조될수록 그의 눈물은 더욱더 거세져만 갔다 무차별적인 휘갈김에 머리가 손상된 그는 눈물이 한참이나 남았음에도 울지 못하고 그렇게 그렇게 떠나갔다
- [ WRITING/씀 ][씀:시]새벽 1시2018-09-30 22:30:57교통을 정리해주는 신호등도 꺼진 새벽 1시에 비로소 외출을 한다 아무도 없이 가로등만 내리쬐는 노란빛이 가득한 거리를 거닐고 있다 언제부턴가 남에게 나를 들키는 게 싫어 가면 쓰고 세상을 마주하고 가면 벗고 새벽을 맞이한다 시간이 흘러, 자신감이 생겨 세상을 맞이하고 싶어 가면을 벗었지만 이내 화상을 입고 가면을 다시 쓴다 시간은 새벽 1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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