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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RITING/씀 ][씀:시]태풍2018-09-05 00:37:52강한 원심력에 의해 태풍의 눈 주위에는 경계가 생긴다 인간이 저항도 못하고 그렇다고 고요한 눈에만 갇힐 수는 없다 중심기압이 0헥토파스칼인 그 태풍도 그 눈만은 어찌 고요했는지 그리고 나는 그 태풍의 경계면 그 사이에 서있다
- [ WRITING/씀 ][씀:시]폭우2018-08-31 03:25:40지유 낙하하는 나와 만나기 싫어 그는 오늘도 우산을 집어 든다 수많은 내가 그와 접촉하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내가 고이거나 그가 우산이 없거나 땅에 떨어져 튀긴 나에게 맞거나 나는 오늘 그의 무릎까지 올라갔다 그에게서는 피비린내가 났다 올해는 오래 참았더니 그 울음이 더 세차서 가능했던 것 같다 내년에는 그의 온몸에서 나의 향기와 소리가 들리길...
- [ WRITING/씀 ][씀:시]후회2018-08-29 23:07:09그저 작기만 한 커터칼 하나가 얇디얇은 종이 한 장을 무참히 찢었어... 예쁘게 접히기만을 기다린 종이 한 장은 갑작스러운 난도질에 어찌할 수가 없었지... 사람들은 모두 커터칼이 나쁘다고 말해 사람들은 모두 종이가 어리석다고 말해 하지만 그 둘 중 잘못을 가진 이는 하나도 없어... 그저 종이의 시간 태엽과 커터칼의 시간 태엽이 그저 아무렇지 않게 꼬인 거야... 이제는 알 수 없게 되었어 커터칼이 종이를 잘랐는지 종이가 커터칼을 잘랐는지
- [ WRITING/씀 ][씀:시]초콜릿2018-08-24 23:12:04입에 넣자마자 녹아버리는 초콜릿 그 초콜릿 하나가 나의 모든 걸 녹여줍니다 그저 달달한 초콜릿만을 먹어서 그런지 세상에 쓴 초콜릿은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어쩌면 쓴 초콜릿을 애써 외면한 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쓴 초콜릿도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지금 제가 세상에서 가장 쓴 초콜릿을 천천히 녹이고 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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