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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162

[씀:시] 생일 영원한 선택의 시간 속에 갇혀서 최선이 아닌 최고의 선택을 강요했다 끊임없는 핍박들은 파편이 되어 어딘가에 자리 잡아 움직일 수 없게끔 했다 1밀리 초단위로 나뉜 선택의 제한시간은 비로소 올바른 선택의 길을 훼방해놓았다 어느 순간 날아온 이분법적 선택 항목의 미칠듯한 가짓수는 수많은 미래 통찰을 유도한다 셀 수 없는 술방울을 들이켜고 나의 마음이 수렴했을 때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토록 소중한 게 있다는 것을 이젠 확신을 한다 항상 정답이었던 것을 나의 선택이 2020. 10. 2.
[씀:시] 유성 생각보다 큰 티끌이 궤도에 들어찼다 서서히 불을 밝히며 천천히 떨어진다 대기 중에 소멸하지 못한 티끌은 단단한 땅에 박혔다 운석이었던 것이다 2020. 9. 23.
[씀:시] 작고 단 한 번의 용기만으로 나를 평온케 한다면 기꺼이 하겠노라 한낱 원자의 진동의 집합이 나를 나만의 것이 아니게 했다 이제는 들리는 그곳에서의 속삭임은 내 용기를 처참히 짓밟아버린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옷소매를 적시고 충혈된 눈으로 웃음과 함께 등장한다 모두가 보이는 곳에선 광대짓을 하고 감정을 천천히 살해한다 점점 커가는 이명은 달과 해를 공존케 한다 열대성 저기압의 생성과 소멸은 더욱 나를 고립시킨다 용기가 생기기 시작한다 2020. 9. 22.
[씀:시] 면접 나름의 단정한 옷으로 차려입고 평소엔 빗지도 않는 머리를 빗고 땅이 느껴지는 단화를 신고 거릴 나선다 꼿꼿이 앉아있는 서류 합격자들은 하나같이 입꼬리만 올라가 있다 특유의 색이 담긴 철제의 문을 열고 서류 합격자의 모습을 유지한다 물음표 따윈 찾아볼 수 없는 질문에서 답을 찾아내고 물음표로 대답해야 한다 아무래도 좋을 답을 신경 쓰지 않은 결과는 물음표조차 보낼 수 없게 되었다 면접은 끝났지만 나는 면접장을 떠나지 못한다 2020.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