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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162

[씀:시] 적 또한 사람이니 어깨에 단단히 견착을 한다 오른 눈을 지그시 감고 조심스레 조준점 정렬, 표적 정렬을 끝마친다 조정 간을 단발로 바꾸고 일제히 사격 실시 소리에 탄창을 비운다 고막이 찢어지는 화약소리 정신이 혼미해지는 화약냄새 서서히 잠식된다 이제 남은 소리는 틱- 틱- 탄창이 가벼워졌다 내 몸 또한 가벼워졌다 2022. 8. 14.
[씀:시] 장례식 빛이 흩어진다 끝을 모르는 미래로 뻗어간다 알 수 없는 미래의 종착역에 빛은 형상을 띤다 나는 빛이 그립다 빛에 사무치고 싶다 나는 아직 여행 중이다 2022. 3. 2.
[씀:시] 들어가는 길 난 이미 알고 있다 울음으로는 무엇도 할 수 없단 걸 서운함에 대해 언짢음에 대해 우리는 늘 눈물과 함께했다 바로 말하라던 우리의 얘기는 이미 거짓이 되어버렸고 더 멋진 사람이 되리라 노력을 했다 쌓아둔 말은 많지만 시계가 몇 개나 필요할지 모르지만 이미 다짐했고 나는 확신했다 결전의 시각은 머지않았다 내 마지막, 우리의 마지막 바다에 들어간다 2021. 6. 24.
밤비 나서는 길에 비가 내린다 폭우의 소리에 내리는 비는 방울뿐이다 눈을 감고 걸어본다 따뜻한 커피와 빵이 생각나지만 다시 한번 생각을 절어본다 생각을 멈춰본다 생각을 멈춰보는 걸 생각하는건가...? 어느새 운동장에 다다랐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달려본다 어둠은 비와함께 강해져만 간다 이어폰의 노래 소리도 잠겨갈때 즈음 빛이 보인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들고 다가선다 비는 멈췄고 구름은 하늘을 덮쳤다 2021. 6.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