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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씀151

[씀:시] 적 또한 사람이니 어깨에 단단히 견착을 한다 오른 눈을 지그시 감고 조심스레 조준점 정렬, 표적 정렬을 끝마친다 조정 간을 단발로 바꾸고 일제히 사격 실시 소리에 탄창을 비운다 고막이 찢어지는 화약소리 정신이 혼미해지는 화약냄새 서서히 잠식된다 이제 남은 소리는 틱- 틱- 탄창이 가벼워졌다 내 몸 또한 가벼워졌다 2022. 8. 14.
[씀:시] 장례식 빛이 흩어진다 끝을 모르는 미래로 뻗어간다 알 수 없는 미래의 종착역에 빛은 형상을 띤다 나는 빛이 그립다 빛에 사무치고 싶다 나는 아직 여행 중이다 2022. 3. 2.
[씀:시] 들어가는 길 난 이미 알고 있다 울음으로는 무엇도 할 수 없단 걸 서운함에 대해 언짢음에 대해 우리는 늘 눈물과 함께했다 바로 말하라던 우리의 얘기는 이미 거짓이 되어버렸고 더 멋진 사람이 되리라 노력을 했다 쌓아둔 말은 많지만 시계가 몇 개나 필요할지 모르지만 이미 다짐했고 나는 확신했다 결전의 시각은 머지않았다 내 마지막, 우리의 마지막 바다에 들어간다 2021. 6. 24.
[씀:시] 갈망 손에 들린 막대 하나가 그의 눈을 뒤덮었다 흰자까지 먹어버린 동공은 하염없이 확장만 될 뿐이었다 타오르는 갈망을 주체하지 못한 그의 눈은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부러움을 참지 못한 그녀는 그저 울었다 처참하게 가혹하게 2020.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