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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RITING/씀 ][씀:시] 사람2023-04-08 22:59:40소멸이 두렵다 심연의 길에 다가선다 역행의 준비가 만류된다 흐르는 대로 주름이 진다 눈물을 현실로 삼킨다 평온하게 필멸한다
- [ WRITING/씀 ][씀:시] 기억의 빙하2023-01-13 23:09:27바다로 흘러들어 간 기억이 서로가 부딪혀 빙하가 되었다 별다른 이유 없이 문뜩 기억의 빙하가 녹아내린다 다시 바다로 흘러드는 기억은 제자리를 찾는 듯이 내게 흡수된다 수많은 바닷물을 품은 채 빙하의 기억은 없고 따뜻할 뿐이다 흘러내릴수록 뜨거워지는 바닷물은 목에서는 소금결정만이 허옇게... 바다 수심이 낮아졌다 빙하가 사라졌다 기억은...
- [ WRITING/씀 ][씀:시] 첫사랑2022-10-17 20:20:55이름도 모를 그녀가 차올랐다 얼핏 들은 목소리는 투명했고, 빛이 되어 날아들었다 커피잔 속 우연히 그녀가 날아왔다 그녀가 점점 뚜렷이 수정체를 투과하여 망막에 꽂힌다 어둠을 깬 지 얼마 되지 않아, 마비된 시력 속에 청각이 집중된다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 얼어버린 입가엔 미소만 띤다 달이 져도 눈은 감기지 않는다 시럽조차 넣지 않은 아메리카노가 너무 달았던 탓인가...
- [ WRITING/씀 ][씀:시] 적 또한 사람이니2022-08-14 19:20:17어깨에 단단히 견착을 한다 오른 눈을 지그시 감고 조심스레 조준점 정렬, 표적 정렬을 끝마친다 조정 간을 단발로 바꾸고 일제히 사격 실시 소리에 탄창을 비운다 고막이 찢어지는 화약소리 정신이 혼미해지는 화약냄새 서서히 잠식된다 이제 남은 소리는 틱- 틱- 탄창이 가벼워졌다 내 몸 또한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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