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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RITING/그냥 이런저런 ]포근하게 감싸주는 공기와 비릿한 비료의 냄새가 나를 깨워요2025-04-21 18:36:24이틀 전만 해도 내리던 비가 아무렇지 않게 그치고 갑자기 시작된 화창한 날이다. 비에 씻겨서 인건가 미세먼지조차 없다. 평소에는 블러를 입힌 듯 어딘가 왜곡되어 들어오던 빛이 말끔히 망막에 맺힌다. 이를 알아차릴 쯤에 코에서는 비릿한 비료의 냄새가 들어온다. 할머니 댁을 갈 때마다 맡았던 그 향은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모두가 상경하여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사는 와중에도 비료의 냄새만은 그대로이다. 이 때문이다. 결코 날씨만 좋아서는 아니다. 오늘, 완벽한 추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저녁에 글을 쓰는 것이 얼마 만인지 기억도 채 나지 않는다. 이런 기분으로 글을 쓰는 것조차도 말이다. 과거에 갇힌 것처럼 보이지만, 오늘만은 괜찮다. 게임 하나만 틀어도 팬 소리에 시끄러운 노트북을 들고, ..
- [ WRITING/그냥 이런저런 ]그래도 이 글의 끝은 희망차죠?2025-04-12 03:43:52즐거움과 공허함은 한 쌍의 감정 같다. 한없이 신나는 시간의 끝에는 공허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정리되지 않은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음에도, 어릴 적부터의 습관적 글쓰기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항상 정리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감정이 극에 가 있다. 최고의 상태거나 최악의 상태거나. 물론 지금은 후자에 가깝다. 시험이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정처기 실기도 있으며, 중간고사도 있다. 캡스톤디자인과 졸업작품도 해야 하고, 감정 학습(?)도 해야 한다. 동아리도 나가야 하고, 삭제해 버리고픈 모든 연락 수단을 제때제때 확인해야 한다. 새벽쯤에는 수영도 나가야 한다. 사실 모든 게 하고 싶어서(연락은 진심이긴 하지만) 하고 있는 거긴 하지만, 이렇게 때때로 짐이 되어 다가올..
- [ WRITING/씀 ][씀:시] 유위무능2025-03-31 23:54:30원치 않던 책임에 침식했다마음을 다잡고 타파하려 했지만 사건의 끝에서 마주한 건 고독이었다때로는 폭렬했으며, 시커멓게 타버린 나를 재건축하는 데 허비했다옥죄여오는 빛의 감옥이 붕괴시켰다나름의 최선은 연소하는 것이었다결국 남은 건 기억의 재뿐이다
- [ WRITING/그냥 이런저런 ]2025.03.03 02:512025-03-03 02:53:29가랑비를 지나 예상치 못한 눈이 내린다. 약간은 따가운 눈발덕에 봄철의 센치함이 동결됐다. 어렸을 적부터 외할머니댁을 갈때마다 마주했던 그 거리에 많은 추억이 쌓일 줄은 몰랐다. 청소년기에 자리잡았던 인간혐오를 내려놓는 경험을 했고, 어울리지 않게 눈치도 보면서 살았다. 군대를 갔다 오고,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은 대학생활의 시작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설렘보다 막연함이 더 커졌지만, 학생으로서 마지막이기에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 초6, 중3, 고3 새로운 학교에 입학하기 전 마지막 해는 매번 모든 게 최악이었다. 성적뿐만 아니라 친구관계도 그랬다. 밖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모든 약속을 거절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열심히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공부뿐 아니라 인간관계, 취미생활 모든 것을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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