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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씀:시]다른 길
    2018년 08월 04일 00시 42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RACENI
    다른 길


    맨날 가던 길이 아닌
    때로는 다른 길을
    천천히 거니는 일도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항상 가던 곳이지만
    그 시간대에는 갈 일이 없던
    그대와의 추억이 잠긴 그 길이 보이는
    초라하고 어두운 좁디좁은 그 길을
    웃음과 함께 쓰다듬는다

    현관 앞에 계단이 아닌
    장애인들을 위한 길을 걸어 올라오며
    특별하지만 형식적인 오늘을 정리한다

    내일은 내일의 달이 뜰 터이니
    8층에 올라와 불 꺼진 창 밖을
    호올로 조용히 음미할 뿐이다

    마침내 현관 비밀번호가
    쳐지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내일의 달을 기약하며
    오늘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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