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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그냥 이런저런

시간을 찾아 떠난 여행

by NOBLESSE 2020.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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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시간을 만드는 법

여행을 즐기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중학생 시절, 교환학생으로 중국을 갔었습니다. 친구들과의 여행은 지루하지가 않았고, 그때의 추억이 여행의 첫걸음이었습니다. 그렇게 친구들과 크고 작은 여행을 다니면서 어느 순간에는 가족과 함께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조건이 필요했고, 비용 또한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2020년 초에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은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고, 그렇게 16일간의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우리는 카리브해 서부, 서인도 제도에 있는 쿠바라는 나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아바나부터 산티아고데쿠바까지 쿠바 전역을 둘러보기에 16일이란 시간은 생각보다 넉넉했습니다. 스페인의 식민지였기에 스페인의 향기가 물씬 나는 쿠바는 무엇보다 새롭고 아름다웠습니다. 그곳의 건축 양식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기에 낯설었고, 그 거리를 활보하는 자동차들은 각각의 개성이 있어 새로웠습니다. 무엇보다 푸르른 카리브해의 전경은 그림 속에서만 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바다의 모습이었습니다. 약간씩 느껴지는 짠 내음과 특유의 비린내는 시각뿐만 아니라 후각을 자극했고, 저는 아직도 그 느낌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익숙한 사람들과 마주한 낯설고 새로운 세상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아버지는 회사 때문에 어머니는 가정일 때문에 동생과 나는 학업 때문에 누구보다 가깝지만, 서로의 시간은 멀어서 이런 기분을 느끼기에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에 비해 쿠바의 주민들은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고,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만족하며, 쉴 때는 열심히 노는 방법도 아는 그들이 존경스러웠습니다. 나아가 돈을 버는 데 있어 양보다 질을 따질 줄 아는 그들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돈이 좀 부족해도 행복을 좇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곳에서만큼은 저도 그 나라 사람들이 사는 대로 살아보고자 했습니다. 다시 하기 힘든 가족과 기나긴 여행, 처음 보는 낯선 풍경들, 우리와 어딘가 다른 사람들... 그 속에서 행복을 좇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시간을 만드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행복과 시간은 우리 삶에 충분히 녹아있었습니다. 다만, 우리는 정해진 일과, 반복되는 일상에 쫓겨 그것을 바라볼 시간이 없었을 뿐입니다. 우리는 성공의 정의를 모른 체 성공을 꿈꿨습니다. 뚜렷하지 않은 목표는 우리 삶에서 행복을 앗아갔고, 그 결과 시간은 온전히 우리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로 할 수 있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행복을 좇는 방법이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 과정에 서 있을 때의 시간은 그 누구의 것보다 팽창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짜인 틀에 사는 것이 익숙해진 우리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조차 엄두 내기 힘듭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기 위해 여행을 떠나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인생은 짧다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는 시간은 그 무엇보다 값지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미 좋아하는 일을 찾았습니다. 지금은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는 단계에 서 있습니다. 아직 오락가락하는 설계도지만, 최적의 설계도를 찾는 지금이 어느 때보다 행복합니다. 구름을 타고 때로는 푸른 하늘을 가끔은 거무룩한 하늘을 휘저으며 날고 싶습니다.

 

p.s. 요즘 글이 잘 안 써지고 생각이 좁아진 느낌이 들었었는데 수필을 쓰다 보니 어디서부터 고쳐나갈지가 보여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점, 어색한 점이 많이 보이지만, 꾸준히 써나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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