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씀

[씀:시]꿈

RACENI 2020. 4. 13. 03:18

좁은 통로에서 넘어짐의 까닭에
한동안은 기어 다녔습니다

무릎의 연골이 보이고 비로소
내 다리는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두 팔밖에 남지 않았지만
내 몸을 이끌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이젠 온몸에서 피비린내가 진동을 하고
구역질 나는 그 냄새도 곧 사라집니다

비로소 미로 같았던 좁은 통로에서
난 한 줄기의 바람을 느꼈습니다